하나의 국가가 어떻게 형성되고 또 어떻게 소멸하는지를 살펴보다 보면 어느 시대에나 비슷한 요소를 찾게 된다. 국가의 토대가 세워지던 초창기, 각 사회는 진취적인 기상을 뽐내게 된다. 하지만 한 국가 질서가 점차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그 사회는 점차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되고 고착화된 권력의 양상은 부정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 피지배 계층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 때이다. 견고하던 토지, 조세 제도 등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마다 우리 역사는 소위 ‘난(亂)’ 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잘못된 제도를 시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미약한 움직임으로 출발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제기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기존의 지배 계급이 지니고 있는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