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내 자신이 작아지는 지 생각이 얼마나 편협하게 살고 있지 않았는 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책 속에 나와있던 사람들이 자기 경험 속에 내 얘기를 앉힐 수 있는 시간을 주거나, 자기의 경험을 포기하고 내 그림 속으로 들어오게 하거나 해야죠,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배려해야 대화가 가능한 거예요 라는 글귀가 저에게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언뜻 되돌아보며 누군가에게 나의 얘기만을 들어주기를 바라며 타인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얘기를 하는 데에 급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인정하거나 수긍하지 않고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경우를 보더라도 자녀와 부모간의 대화에서조차 아이에게 일방적인 어른들의 잣대로 얘기를 하고 강요하며 우리는 살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연륜이나 경험으로 미리 결정내려버린 어른들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하에 진정한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강요를 무의식중에 하고 살고 있는 게 현재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 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나와 사는 삶의 방식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의 진정한 대화를 위해 그 사람들의 얘기를 가슴 깊이 들어주는 자세를 이제부터라도 키워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왠지 모를 고집인 지 타인의 이야기나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내 자신의 생각으로만 말하고 강요하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부쩍 들어지는 데 이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더 넓은 시야와 더 폭넓은 사고를 키우는 생활태도를 억지로라도 실천하다보면 어느순간 내 자신도 더 발전되어 있지 않을 까 기대도 해집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가족간의 대화에서도 내 얘기를 무턱대고 강요하고 고집피우기보다는 가족 개개인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이고 배려하는 생활습관을 키우려고 합니다. 그럼으로써 내 자신도 조금 더 마음이 넓어지고 마음도 더 너그러워지는 자아가 될 것 같습니다.
신영복 1주기,
남기신 말과 글로 다시 당신을 만납니다.
작년 새해 벽두에 들려온 신영복 선생(1941~2016)의 별세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 20여 년의 수형 생활을 보상하듯 건강히 오래 사시길 기원했지만, 속절없이 우리 곁을 그렇게 떠나셨다. 2015년에 출간된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가 시참(詩讖)이 된 듯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당신은 대학 교수를 그만두니 마지막 강의가 맞다 하셨지만, 여러 사람들이 그 제목에 반대했다. 담론 이후에 나온 더불어숲 과 처음처럼 은 모두 개정증보판이니, 담론 이 선생의 마지막 책이 된 셈이다. 그렇게 허망하게 이별하고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 하지만 선생은 강물과도 같은 세월에 한 점을 찍어 1년으로 나누는 것의 무의미함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하셨다. 그러나 살아 있는 우리는 미련스레 선생의 1주기를 추모하며 남기신 말과 글을 모아 두 권의 책으로 엮었다.
손잡고 더불어-신영복과의 대화 : 선생이 20년 20일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이듬해인 1989년부터 타계하기 직전인 2015년까지 나눈 대담 중 선생의 사상적 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담 10편을 가려 뽑아 수록한 대담집이다.
대담집 발간에 부쳐 / 신영복 사상으로 한 걸음 더 / 김명인
삶과 종교 / 대담: 김정수, 1989년
모든 변혁 운동의 뿌리는 그 사회의 모순 구조 속에 있다 / 대담: 정운영, 1992년
수많은 현재, 미완의 역사- 희망의 맥박을 짚으며 / 대담: 홍윤기, 1998년
이라크 전쟁 이후의 세계와 한반도발(發) 대안의 모색 / 대담: 김명인, 2003년
가위와 바위, 그리고 보가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 대담: 이대근, 2006년
가벼움에 내용이 없으면 지루함이 됩니다 / 대담: 탁현민, 2007년
실천이 곧 우리의 삶입니다 / 대담: 지강유철, 2007년
여럿이 함께하면 길은 뒤에 생겨난다 / 대담: 정재승, 2011년
소소한 기쁨이 때론 큰 아픔을 견디게 해줘요 / 대담: 이진순, 2015년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 / 대담: 김영철,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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