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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hgdjkabv 2023. 4. 23. 09:25

처음 우리 아이들이 내게 왔던 순간을 기억한다. 지금은 바라만 봐도 좋은 우리 아이들.. 하지만 내게 우리 아이들이 처음부터 좋은(?) 아이들은 아니었다. 잠잘 때 빼고는 예쁘다, 사랑스럽다는 말보다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았으니까.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찾아오는 억울함이 무엇보다 싫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생길 줄 알았던 ‘모성’이란 녀석도 나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고 아팠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제일 힘들게 했던 것은 나만 혼자 ‘희생’해야 한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희생이 아니라 ‘사랑’이라 표현해야 할 단어지만 그때엔 나만 힘들고, 나만 외롭고, 나만 아프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 전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우주를 만드는 것인지 누군가 알려줬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지 않았을까?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다른 책에서도 읽었었다. 만약 내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그 말의 의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는 단지 먹고 자고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 이외에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순간이 왔을 때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까지도 삶 안에 녹아들게 만들어야 하니 쉬운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구성원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큰 아이, 작은 아이 반에도 아직까지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고, 부모가 이혼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키워주는 아이도 있다. 그 아이들 중에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힘으로, 주먹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이 많다. 좋아하는 감정, 고마운 감정마저도 주먹으로 표현 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냥 욕하고 싫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아직도 아이 학교엔 엄마들이 찾아온다. 왜 우리 아이를 이렇게 괴롭히느냐, 왜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놀지 못하느냐 항의하고, 화를 낸다.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남의 아이도 소중할 텐데 그 의미조차 이해하려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 것은 이기적인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게다.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의 아이를 무관심 속에 놓아둔 엄마, 사업에 실패한 뒤 집 나간 아내를 대신해 이제사 겨우 아이들과 눈 맞추기 시작한 아빠, 자폐와 정신 지체를 모른 채 늦다고만 생각한 아빠, 집나간 엄마와 자살한 아빠를 대신해 손자 손녀를 키우는 할아버지, 장애인 아버지가 키우는 남매의 이야기까지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이 이렇게 최악일 수 있을까 안타깝다. 그럼에도 그들은 희망을 이야기 한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삶의 의욕을 갖고 행복하려 노력한다.  좋은 직업을 갖고, 돈을 많이 벌지 않지만 그들에겐 하루하루가 행복이자 희망이다. 과거와 같지 않은 오늘. 어제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아지는 오늘을 누구 보다 사랑한다. 그리고 반성하게 된다. 너무 행복에 겨워 불만을 이야기 한 것은 아닌지.. 가족의 해체를 이야기 한다. 돈으로만 뭉친 듯 한 이미지를 갖는 요즈음의 가족 행태를 비꼬듯 이야기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이 더 많다고 나는 믿고 싶다. 조금은 부족하고, 느리고, 또 조금은 어수룩해 보일지 몰라도 마음 안에 사랑이 가득 찬 아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나는 믿고 싶다.  아이야.너의 기쁨과 행복을 어느 것에도 빼앗기지 마렴.그것이 가난이든 소외이든..네가 살면서 느낀 즐거움은 온전히 너의 것이란다.그것이 순간 반짝이고 사라진 빛 같았니?네 것이 아닌 것 같았니?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것 같았니?그렇지 않단다. 기쁨은 원래 너의 것이었다.가난과 소외에게 빼앗긴 바로 너의 것.그걸 찾아오자.네가 찾는 걸 돕기 위해 내가 여기 있는 거란다.사랑한다. (222)  이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말일까? 누군가에게 기쁨은 원래 너의 것이라고 말해 줄 있는 나. 부모, 어른이고 싶다.

존중받는 아동 , 주체적인 가족 , 소통하는 지역사회 라는 비전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업인 우리아이 희망네트워크 의 기록을 담은 책. 지난 6년간 4,383명의 아동과 5,299명의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간 이 희망의 기록은 허물어진 가족의 틀을 다시 세워 아이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되찾아주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며, 아이가 온전한 행복을 추구하도록 돕는 부모들의 용기 있는 실천과 지혜가 생생하다. 단지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가 변화해 가는 ‘가족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

추천사 - 우리 아이들의 더 큰 행복을 위하여

1부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가 행복해야 합니다
제 나눔의 시작은 포옹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마실
내 이웃을 위하는 일이 내 아이를 위하는 일
연어처럼 아이들이 돌아오는 마을
사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2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언제나 ‘가족’입니다
가족은 함께 사는 거잖아요
아이의 처음이 되어 주세요!
쉰이 넘은 나이에 아빠를 배웁니다
평화로운 노년을 찾아온 우주인
부모는 아이의 희망을 가꾸는 농부입니다

3부 꿈을 키우는 것이 미래를 키우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쓰는 꿈의 노트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습니다
생의 힘이 되는 유년 시절을 위하여
아이들은 세상 가장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엄마, 아빠! 저를 믿어 주세요!

에필로그 - 너의 기쁨을 어느 것에도 빼앗기지 마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