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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잡초

도시에서,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염혜은디자인하우스/2014.9.5.sanbaram   산업이 발달하면서 도시화가 진행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생활한다. 이런 도시는 빌딩과 아스팔트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인도에는 보도블록이 깔려 있지만 시골의 산이나 들과는 환경이 확연히 다르다. 이런 도시에서 잡초는 살 수 있을까? 살 수 있다면 어떤 잡초가 살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탐구결과를 하나씩 풀어 놓은 것이 <도시에서, 잡초>다. 저자는 오카야마대학교 대학원 농학연구과를 졸업하고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농림수산성에서 퇴직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길가 풀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시즈오카 현 농림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저서로 <일개미 20%는 땡땡이를 치고 있다>, <양배추도 꽃을 피운다>, <잡초의 성공전략>, <우리집 근처에 잡초의 유쾌한 삶의 방식> 등이 있다.   <도시에서, 잡초>는 도시에서 자라는 잡초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방법, 즉 ‘잡초에 눈길을 주는 법’을 소개 한다. 1장에서는 도대체 ‘잡초란 무엇인가? 잡초는 왜 항상 씩씩하고 늠름한가?’하는, 잡초에 대한 기본적인 고찰을 한다. 2장에서는 도시의 여러 장소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잡초의 생활방식을 소개 한다. 그리고 3장은 일본의 3대 도시인 도쿄, 나고야, 오사카에서 자라는 잡초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4장에서는 도시 한가운데서 볼 수 있는 열두 가지 잡초의 생활방식을 소개했다. 바쁜 도시인들에게 잡초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출퇴근 하는 길을 관찰하면 여러 가지의 잡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잡초는 도시에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은 어릴 때 친구를 만나듯 반가운 잡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잡초는 ‘바라지 않는 곳에 자라는 식물’로 정의 되어 있다. 인간에게 불필요한 취급을 받을 때에 그 ‘식물’은 ‘잡초’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작물’이나 ‘채소’라는 단어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에서 해놓은 분류다. 식용 등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될 때, 그 식물은 ‘작물’이나 ‘채소’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잡초란 것은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라고 에머슨이 말했다지만, 사실 우리의 옛 조상들은 이미 잡초 속에서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고 있었던 것이다.(p.25)” 잡초는 약이 되기도 하고 주린 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해왔다. 역경에 도전하는 ‘잡초’라 불리는 식물에게 있어서 도시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시험할 수 있는 장소다. 라이벌이 되는 식물은 없다. 다만 잡초에게 요구되는 것은, 도시라는 혹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지혜’다.   “밭에 서식하는 잡초는 밭 주위에서 자라는 잡초와 그 종류가 다르다. 밭 주위의 잡초는 밭 속에서는 자랄 수 없는 것이 많다.(p.48)” 밭에서 자라기 위해서는 인간들이 재배하는 작물을 지키기 위해 뿌리는 약과 밭을 갈아엎는 것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을 봐도, 잔디 속에서 자라는 잡초와, 화단에서 자라는 잡초는 그 종류가 다르다. 보도를 보면 자주 밟히는 보도의 한가운데에서 자랄 수 있는 잡초와, 보도에서 자랄 수 없어서 가로수 옆에 끼어서 같이 자라는 잡초로 나뉜다.   “뿌리가 길어지는 건 성장에 적합한 좋은 환경 속에 놓여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뿌리는 힘들 때 비로소 더 깊어지는 법이다. 따라서 수분이 모자랄 때야말로 바로 식물이 쑥쑥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 시점이 된다.(p.55)” 이렇게 잡초는 환경에 따라 개체의 사이즈도 크게 변화한다. 조건이 안 좋은 곳에서는 작디작은 개체가 된다. 하지만 조건이 좋은 곳에서는 쑥쑥 성장해 커다란 몸을 형성한다. 잡초라 불리는 식물은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자신의 몸 사이즈를 변화시킬 수 있다.   “자주 밟히는 장소에 피어있는 잡초를 한번 자세히 봐주기 바란다. 그들은 몽땅 납작하게 지면에 엎드려 있다.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잡초도 사실 여러 번 밟히면 일어나지 않는다.(p.58)” 보통 식물은 밟혔을 대 줄기가 끊어지거나 상처를 입는 등 큰 손상을 입는다. 그렇기 때문에 잡초는 밟히면 밟힌 상태 그대로, 다음에 밟혔을 때에 손상을 덜 받도록 나름대로 일어서지 않아도 되는 자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겨울동안 잡초는 이파리를 방사형으로 펼쳐 지면에 딱 붙이고 있는 것이 많다. 이런 모양은 위에서 보면, ‘로제트’라 불리는 드레스에 붙은 장미 모양 가슴 장식과 매우 흡사하다. 때문에 이 모양을 ‘로제트’라 부른다.(p.66)” 로제트는 차가운 바람에 견디는 것뿐만 아니라, 펼쳐진 잎으로 태양빛을 받아들여 만들어낸 영양분을 지면 밑의 뿌리로 전달, 축적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 이유로 겨울이 끝나고 땅속에서 잠자고 있던 씨앗들이 슬슬 싹을 틔우려 움직이기 시작할 때에, 로제트 잡초들은 이미 축적한 영양분을 사용하여 줄기를 뻗고 재빨리 꽃을 피우는 것이 가능하다.   “채소나 꽃의 씨는 물과 온도와 공기라는 세 가지 요인이 갖춰지면 발아가 시작되지만 잡초의 씨는 그것만으로는 좀처럼 싹이 나지 않는다.(p.79)” 인간이 키우는 채소나 꽃의 씨와 달리, 잡초의 싹은 언제 싹을 틔우는가가 중요하다. 때문에 잡초의 씨는 흙속에서 발아에 적당한 타이밍을 잠자코 기다린다. 잡초의 씨는 빛이 들어오면 발아가 시작되는 ‘광발아성’이라는 성질을 가진 것이 많다. 빛을 감지하고 발아를 시작하는 것이다.   “토종 민들레는 봄에 꽃을 피우고 나면 스스로 잎을 시들게 하여 뿌리만 남겨둔다. 여름이 되면 키 큰 식물이 무성해지므로 경쟁을 피해 힘을 비축해두는 것이다. 한편 서양 민들레는 일 년 내내 꽃을 피운다.(p.175)” 여름이 되면 키가 작은 민들레가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 패하고 생존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도시는 자연이 파괴되어 서양 민들레의 생존을 위협하는 식물이 없다. 그래서 서양 민들레는 라이벌이 없는 도시에 생존의 장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양 민들레는 평범한 종자가 아니라 복제 종자를 만들기 때문에, 수분하는 상대가 없어도 한 그루만 있으면 종자를 생산하고 점점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토종 민들레를 몰아내고 도시를 접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의 산과 들도 거의 점령했다.   도시에서 반복되는 일상생활이 단조롭다고 느껴지거나 자연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읽어볼 것을 권한다. 생활에 활력을 줄 수도 있고, 잡초가 고향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잡초 는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잡초’라 불리는 식물의 가치를 도시에서 새롭게 발견하고 일상 속에서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사실 ‘잡초’라는 식물은 없다. 같은 풀이라도 밭에 심은 채소를 잘 자라지 못하게 하면 잡초, 데쳐서 맛있게 무쳐 먹으면 나물, 현관을 장식하기 위해 꽂아둔다면 화초가 된다. 잡초란 결국 식물의 ‘가치’와 관련이 있는 단어다. 이 책은 잡초가 무엇인지, 우리가 모르고 있는 잡초의 가치는 무엇인지, 어째서 그렇게 잡초는 항상 씩씩하고 늠름한지, 잡초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저자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의 역사 속에서 잡초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도 들려준다. 알고 보면 잡초는 친숙한 지명, 우리의 식탁, 자주 부르던 동요 등 늘 우리 곁에 있었다. 읽으면서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의 잡초와 관련한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제비꽃, 쑥, 서양민들레, 강아지풀, 토끼풀 등 도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한 잡초 12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잡초’란 어떤 식물인가

이것은 잡초인가, 아닌가
길가에서 자라나는 ‘근성의 무’는 잡초인가?
잡초인지 아닌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잡초는 훼방꾼인가
‘잡초’라는 식물은 없다
먹을 수 있는 잡초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돈 되는 잡초
도시를 구하는 잡초의 힘
중요한 것은 잡초를 ‘매니지먼트’ 하는 것

애매함과 다양함을 품고 있는 단어, 잡초
잡초라는 신기한 단어
풀에서 생명을 느낀다
풀과 나무도 성불한다?
‘풀야구’는 어디서 하나
‘잡 ’이라는 단어에 담긴 다양성
‘잡초학’이라는 매력적인 학문
‘길가의 풀을 먹어봐야’만 보이는 것

잡초의 우성 생태학
약자의 생존 전략
역경을 내 편으로 만드는 지혜
인간의 등장이 잡초를 만들었다
잡초에게 ‘도시’란 무엇인가?
살아있는 모든 것은 우성이다

일어서라, 잡초정신!
‘잡초’라는 호칭에 대하여
잡초가 지닌 생명력의 비밀, 뿌리
뿌리는 수분이 부족할 때 뻗는 것
환경에 맞게 변화하는 힘

밟히면서 살아가는 잡초의 삶
밟히면 일어나지 않는다
어째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살아남기 위해 땅에 납작 엎드리는 잡초
잡초 나름대로의 성장법
‘밞히는 것’을 이용하다

겨울이 오지 않으면 봄도 오지 않는다
겨울을 잘 보내는 방법
땅 밑의 비밀
겨울,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
추위를 견디며 기다리는 봄

뿔 뽑기의 과학
22세기의 풀 뽑기
궁국의 ‘테데토루’
뿌리 끝까지 뽑지 않으면
민들레는 풀 뽑기에 강하다
잡초의 역습
풀 뽑기를 하면 잡초가 늘어난다?
흙 속의 은행
잡초를 없애는 유일한 방법
비즈니스맨에게 잡초 뽑기를 권한다
잡초와 즐겁게 사귀는 법
마당의 잡초로 만드는 요리
작디작은 한 뼘 잡초 마당

2 출퇴근길 잡초 산책

매일 걸어가는 그 길의 잡초
산책이 아이디어를 낳는다
도시 한가운데에서 잡초 찾기
출퇴근길에 감지하는 계절의 변화
같은 공터 계속 관찰하기
야근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관찰

출퇴근전차 차장 밖에 펼쳐진 잡초 풍경
시작은 전철역 플랫폼에서부터
철도가 옮기는 잡초 씨
철도 풀, 서쪽으로

철교 위에서 보는 강가 잡초
강가는 잡초의 보고
덩굴식물의 성장 전략
양미역취의 흥망성쇠

사무실 밀집 지역의 보도
동물원 같은 보도 흙 상자
아스팔트를 뚫어라

점심시간에 만나는 공원의 풀 친구들
풀베기에 강한 잔디
벼과 식물의 진화
잔디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니

여기는 빌딩 옥상
옥상으로 올라간 잡초
잡초 씨는 몇 층까지 올라갈까?

퇴근길에 들르는 백화점 지하
귀하신 몸 취급받는 잡초들
잡초의 건강 파워
꽃집의 잡초

잡초를 위한 신천지, 매립지의 신흥주택지
개척자의 미학
외래잡초가 사랑하는 땅
유메노시마에서 자라난 의외의 잡초

3 세 도시의 잡초 역사 이야기

도쿄
대지와 저지대의 잡초들
인간과 참억새의 역사
봄의 실개천은 어디로 흘러가나
에도의 원예 붐과 민들레
일곱 가지 풀 바구니

나고야
도카이 민들레
식용으로 재배하는 머위
가문의 문양이 된 잡초
쇼군들은 멋진 자연관찰자

오사카
오사카부의 꽃은?
시노다우동의 유래
향긋한 쑥부쟁이밥
논에서 자라는 잡초를 개량한 전통 채소

4 도시파 잡초의 시티라이프

도시의 잡초
제비꽃
별꽃
괭이밥

서양민들레
새포아풀
별꽃아재비
강아지풀
오리새
토끼풀
개미자리
상사화